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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 마시는데 왜?” 지방간 부르는 습관


평소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도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소견을 받을 수 있다. 지방간이라고 하면 흔히 과도한 음주부터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비만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이상과 관련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배가 나오고 혈당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면 간 건강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삼겹살이나 튀김처럼 기름진 음식뿐만 아니라 콜라와 달콤한 커피 등 당이 많이 들어간 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도 점검해야 한다.

 

지방간은 간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자료에 따르면 정상적인 간에서는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이내지만, 이보다 많은 지방이 쌓이면 지방간으로 본다.

 

지방간은 크게 음주와 관련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눠 볼 수 있다.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 되는 알코올성 지방간도 있지만,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이상으로 인해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복부비만은 지방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배 주변에 내장지방이 많이 쌓일수록 간에도 지방이 축적되기 쉬워진다. 혈당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나 높은 중성지방 수치 역시 지방간 발생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지방간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나 간 수치 이상을 지적받았다면 단순히 음주 여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체중과 허리둘레, 혈당, 중성지방 등 전반적인 대사 건강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간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음식뿐 아니라 평소 마시는 음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나 설탕과 시럽이 들어간 달콤한 커피를 자주 마신다면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가당음료에는 상당한 양의 설탕이나 과당이 들어갈 수 있다. 음료로 섭취하는 열량은 고형식에 비해 포만감을 충분히 느끼기 어려워 전체적인 에너지 섭취량을 늘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 체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가당음료와 지방간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도 있다. 홍웨이 천 연구팀의 ‘가당음료 섭취와 비알코올성 지방 간질환 위험의 용량-반응 관계’ 연구에서는 가당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당음료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위험도 함께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도 당류를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탄산음료뿐 아니라 시럽이나 설탕을 넣은 커피, 과일음료, 과일주스 등도 주요 당류 섭취원이 될 수 있다.

 

과일주스 역시 무조건 안심해서는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식품에 첨가된 설탕뿐 아니라 과일주스와 과일주스 농축액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당도 ‘유리당’에 포함한다. WHO는 이러한 유리당 섭취량을 하루 총에너지 섭취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루 2000㎉를 섭취한다면 50g 미만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지방간을 예방하거나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체중과 혈당, 혈중 지질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간학회 역시 지방간과 관련된 비만이나 당뇨병 등의 위험 요인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이라면 식사 조절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매일 마시던 콜라나 달콤한 커피 등은 물이나 당이 들어 있지 않은 음료로 바꾸고, 과식과 야식도 줄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 역시 중요하다. 꾸준히 몸을 움직이면 체중과 허리둘레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지방간은 단순히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평소 술을 거의 마시지 않더라도 배가 나오고 혈당이나 중성지방이 높다면 간 건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매일 습관처럼 마시는 달콤한 음료가 있다면 섭취량부터 돌아보는 것이 지방간 관리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꽃무릇 절정…지금 함양 상림 가야 하는 이유

함양읍에 있는 상림공원을 찾았다. 상림에 들어서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꽃무릇이 숲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숲길 곳곳에 꽃무릇이 무리지어 피어나면서 마치 붉은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함양 상림은 신라 진성여왕 때 함양군 태수를 지낸 고운 최치원이 마을과 농경지를 홍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인공림으로 전해진다. 당시에는 지금의 위천강 물길이 함양읍 중앙을 지나면서 홍수 피해가 잦았다. 이에 물길을 돌리고 둑을 쌓은 뒤 둑 주변에 나무를 심어 숲을 가꿨다고 한다.시간이 흐르면서 큰 홍수로 숲 가운데 일부가 유실됐고, 그 결과 숲은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게 됐다. 하림은 상당 부분 훼손됐지만 상림은 옛 숲의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현재 상림의 면적은 약 21ha에 이르며, 120여 종의 다양한 수목 2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상림의 가을 풍경을 대표하는 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꽃무릇이다. 석산이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9~10월 붉은 꽃을 피운다. 독특한 점은 꽃이 진 뒤에야 잎이 돋는다는 것이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생태적 특징 때문에 꽃무릇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이 붙었다.흔히 꽃무릇을 상사화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서로 다른 꽃이다. 상사화 역시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않는 특징이 있지만 7~8월 분홍색이나 노란색 꽃을 피우는 식물로, 9~10월 붉게 피는 꽃무릇과는 구분된다.꽃무릇이 가득한 숲길을 천천히 걸었다. 붉은 꽃대 위로 꽃만 피어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잎 하나 없이 외롭게 피어난 꽃들이 숲길을 따라 이어지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했다.상림공원 한쪽에서는 팜파스 그라스와 베고니아도 만날 수 있었다. 붉은 꽃무릇 사이로 펼쳐진 다양한 식물들이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었다. 넓은 꽃밭을 천천히 거닐며 가을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공원 안에는 두 나무의 뿌리가 서로 합쳐져 하나가 된 연리목도 자리하고 있다. 연리목은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합쳐진 나무를 일컫는데, 예로부터 부부의 깊은 금실이나 남녀 사이의 애정을 비유하는 의미로도 알려져 있다.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운 최치원의 신도비도 만날 수 있다. 천년의 시간을 품은 숲과 붉게 피어난 꽃무릇이 어우러진 상림은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 있는 듯한 날씨였지만, 붉게 물든 상림의 숲은 분명 가을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