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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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 한 알의 기적, 무너진 영양 균형 되살린다

 현대인의 일상은 편리함과 건강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와 같다. 아침은 카페인으로 깨우고 점심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며 저녁은 고칼로리 배달 음식으로 보상받는 식습관이 고착화되면서, 우리 몸은 '배부른 영양실조' 상태에 빠지고 있다. 겉으로는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 등은 만성적인 결핍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은 당장 눈에 띄는 문제는 없어도 장기적으로 면역력 저하와 각종 만성질환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국가 차원의 건강 통계는 이러한 우려가 현실임을 보여준다. 질병관리청의 2024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꼴로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장량보다 영양 섭취가 부족한 인구와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과잉 섭취하는 인구를 합산하면 전체의 약 32.4%에 달한다. 이는 한국 사회가 양적인 굶주림에서는 벗어났을지 몰라도, 질적인 측면에서는 영양의 조화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균형의 원인으로 초가공식품에 의존하는 편의 중심의 식생활을 지목한다. 가공 과정에서 필수 영양소는 파괴되고 당분과 나트륨 함량만 높아진 식품들이 식탁을 점령하면서 우리 몸의 영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정자용 교수는 영양 불균형이 단순히 적게 먹어서 생기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특정 영양소만 넘쳐나고 정작 필요한 미세 영양소는 바닥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경고다.

 

무너진 영양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가장 권장되는 방법은 거창한 식단 조절이 아닌 '진짜 음식(Real Food)'을 곁들이는 작은 습관이다. 인위적인 보충제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채소와 과일을 식단에 추가하는 것이 영양소 흡수율과 상호작용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조리 과정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식사 후 과일 한 알을 챙겨 먹는 사소한 노력이 영양 불균형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영양 밀도가 높은 과일 중에서도 키위는 현대인의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는 대표적인 천연 영양제로 꼽힌다. 썬골드키위의 경우 단 100g만으로도 성인의 일일 비타민 C 권장량을 훌륭하게 충족하며, 엽산과 칼륨 등 20여 가지 이상의 필수 미네랄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한 그린키위에 풍부한 식이섬유와 천연 소화효소인 액티니딘은 가공식품 섭취로 지친 현대인의 소화 기능을 돕고 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러한 자연 식품 중심의 식습관은 국제적인 보건 지침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국 농무부(USDA)가 제시한 2025-2030 식생활 지침의 핵심 역시 가공되지 않은 자연 상태의 식품 섭취를 늘리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결국 건강의 핵심은 무엇을 덜 먹느냐보다 무엇을 제대로 채우느냐에 달려 있다. 매일의 식단에 신선한 과일 한 알을 더하는 작은 변화가 영양 불균형의 늪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되찾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지름길이다.

 

 

 

로마 채석장서 빚은 샴페인 세계지도

58년 남편을 잃고 홀로 사업을 맡게 된 마담 뽀므리의 과감한 결단에서 시작되었다. 그녀는 당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고대 로마 시대의 폐채석장들을 사들여 이를 하나의 거대한 갱도로 연결하는 대역사를 단행했다.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진 이 공사는 오늘날 총연장 18km에 달하는 거대한 지하 도시를 탄생시키며 샴페인 역사에 획을 그었다.이 지하 도시의 독특한 점은 갱도마다 세계 주요 도시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런던, 뉴욕,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마담 뽀므리가 자신의 샴페인을 수출하며 정복해 나갔던 도시들의 명칭은 어두운 갱도 안에서 빛나는 훈장과도 같다. 방문객들은 백여 개의 계단을 내려가 습도 98%의 서늘한 공기 속에서 19세기 여장부가 그려 넣은 세계지도를 따라 걷게 된다. 이는 단순한 저장고를 넘어, 한 기업가가 품었던 글로벌 비즈니스의 원대한 포부를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공간이다.갱도의 백악 벽면은 그 자체로 거대한 캔버스 역할을 한다. 1882년 조각가 귀스타브 나블레가 무른 석회암 벽을 직접 파내어 완성한 대형 부조들은 샴페인을 즐기는 당대의 연회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손톱으로 긁으면 부스러질 만큼 부드러운 백악의 특성을 활용해 액자 틀의 장식과 커튼의 주름까지 정교하게 묘사한 이 작품들은 140년이 지난 지금도 갱도의 음습한 공기 속에서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과거의 예술가들이 남긴 이 흔적들은 샴페인이 지닌 문화적 품격을 한층 높여준다.뽀므리의 까브가 특별한 이유는 고전 유산에 머물지 않고 현대미술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 있다. 2002년부터 매년 진행해온 '익스피리언스 뽀므리' 프로젝트는 수천만 병의 술이 익어가는 창고를 첨단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19세기의 고전 부조 아래 설치된 현대적인 미술 패널과 조형물들은 시대를 초월한 예술적 영감을 제공한다. 술 향기가 진동하는 지하 갱도에서 마주하는 현대미술은 관람객들에게 시공간을 잊게 하는 기묘한 미적 체험을 선사한다.지하의 서늘함이 예술과 술을 보듬는 동안, 지상에서는 정반대의 자연 현상이 포도를 키워낸다. 까브 바로 위쪽에 위치한 25헥타르 규모의 포도밭 '클로 퐁파두르'는 40도가 넘는 여름철 폭염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과실을 익힌다. 연중 10도를 유지하는 지하의 정적인 시간과 지상의 역동적인 계절감이 교차하며 뽀므리만의 독보적인 풍미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적인 환경은 샹파뉴 지역이 왜 세계 최고의 와인 성지로 불리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마담 뽀므리의 성공 뒤에는 뵈브 클리코라는 또 다른 위대한 여성 선배의 발자취가 있었다. 1805년 스물일곱의 나이에 하우스를 물려받은 마담 클리코는 샴페인의 투명도를 높이는 혁신적인 공정을 발명하며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뵈브 클리코가 현대적인 세련미와 매끄러운 투어 동선으로 명성을 떨친다면, 뽀므리는 거친 백악 벽면의 질감과 현대 예술의 파격적인 결합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두 미망인이 일궈낸 지하의 제국은 지상의 폭염 속에서도 변치 않는 서늘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