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5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외야수 박건우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휴식을 부여했다. 최근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잠시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다잡을 시간을 주려는 배려였다. 실제로 전날 경기에서는 박건우가 2타석 만에 교체되는 모습도 보였다.

 

박건우는 11일 경기 전 기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281(32타수 9안타)을 기록하며 평소보다 낮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해 왔으며, 통산 타율도 0.326에 달하는 NC의 핵심 타자다. 본인 역시 요즘 방망이가 맞지 않는 원인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이날 경기 전 일찍 훈련장에 나와 특타에 임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호준 감독은 단순한 타격 부진 외에 박건우가 최근 겪고 있는 외부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박건우는 최근 한화 이글스와의 트레이드설에 중심에 있었다. 올 시즌 2위로 순항 중인 한화는 우승 도전을 위해 공격진 보강을 적극 추진했으며, 주전급 중견수를 노린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화 구단은 실제 트레이드를 추진한 바 있으나 아직 성사된 계약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화가 박건우를 노린다’는 루머는 팀 내외부에서 널리 퍼지면서 선수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박건우는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17년차 베테랑으로, 2022년 FA 자격 취득 후 NC와 6년 총액 100억원 계약을 맺으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몸값과 실력을 모두 갖춘 핵심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드설이 돌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호준 감독은 “(선발 제외는) 하루라도 편히 쉬게 하려는 배려였다. 선수도 ‘잠을 못 잤다’고 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그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자꾸 흔들린다. 생각을 안 하려 해도 그럴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래서 일부러 관련 인터뷰도 하고 선수와도 이야기했다. 작은 일 같아도 굉장히 신경 쓰이는 일”이라며 심리적 부담이 큰 상황임을 밝혔다.

 

한국 프로야구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달리 트레이드 거부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구단이 원하면 선수 동의와 무관하게 트레이드가 결정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더 큰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호준 감독도 “선수가 진짜 팀을 떠나고 싶으면 그렇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팀에 애착이 있기 때문에 가기 싫은 마음이 들 것이다. 우리나라는 거부권이 없어 선수 의견과 상관없이 통보를 받는 구조라 이해가 간다”고 선수 심정을 헤아렸다.

 

NC는 현재 8위에 머물며 중위권 재도약을 노리는 중요한 시기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호준 감독은 박건우를 배려하며 빠른 회복과 마음 정리를 기대했다. 그는 “타격 컨디션과 밸런스가 좋지 않다. 타석에 있을 때도 눈에 보일 정도로 상태가 안 좋다. 본인도 특타하며 열심히 연습하지만, 빨리 돌아와야 하는 선수다”라며 “박건우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이 쉽지 않다. 컨디션 조절을 잘해 정상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처럼 박건우는 실력뿐 아니라 팀 내 존재감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요인과 최근 부진이 겹치면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NC 구단과 이호준 감독은 그가 충분한 휴식과 특훈을 통해 타격감을 회복하고 다시 팀 전력의 핵심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휴식이 박건우의 마음과 몸 상태를 재정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