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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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낭만열차 타고 "핫플부터 힐링까지 한 큐에"

 충남이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야심찬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김태흠 충청남도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관광이야말로 충남의 미래 산업”이라며 충남만의 매력을 적극 알리는 데 나섰다. 그는 “도지사 부임 이후 약 34조 원의 경제 실적을 달성했으며, 이는 전임 지사보다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하며, “충남은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관광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1시간 30분, 남부 지방에서는 2시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한 충남은 하루 만에 다양한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충남도는 ‘레트로 낭만열차’라는 이색 관광상품을 선보이며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열차는 103년 역사를 자랑하는 장항선을 타고 충남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테마 관광열차로,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된다. 한국관광공사와 코레일, 그리고 아산, 예산, 홍성, 보령, 서천, 서산, 태안 등 충남 내 7개 시군이 협력해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역을 오전 7시경 출발해 영등포, 수원, 평택, 천안을 거쳐 충남의 주요 지점으로 향한다. 옛 정취와 낭만을 그대로 재현한 이 열차는 특히 중장년층에게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낭만열차가 도착하는 첫 번째 관광지는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해미읍성이다. 태종 17년부터 세종 3년 사이 축성된 해미읍성은 성곽 둘레 1,800m, 높이 5m, 면적 약 20만㎡ 규모로, 국내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된 읍성 중 하나다. 현재는 일부만 복원되어 있지만, 동헌과 객사, 망루 등 옛 건축물들이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히 전해준다. 특히 울창한 송림과 조화를 이루는 읍성 일대는 연인이나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조용한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서산시의 간월암은 자연의 신비와 함께 불교문화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명소다. 무학대사가 창건한 이 작은 암자는 바닷물이 차오르면 섬처럼 떠오르고, 물이 빠지면 땅과 이어지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연화대’라는 별칭도 얻었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전설도 내려오며, 간월암과 관련된 역사적 이야기들은 관광객들의 흥미를 끈다. 특히 서해의 낙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간월암의 풍경은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인기 있는 촬영지다.

 

예산군의 예당호 출렁다리는 국내 최장 길이인 402m로, 호수 위를 걷는 듯한 이색 경험을 선사한다. 2019년 개통 이후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운동과 힐링을 즐기는 중장년층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내진설계 1등급을 받은 출렁다리는 성인 3,150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안전하게 설계되었으며, 분수쇼와 야간 조명, 레이저 빔을 활용한 다양한 볼거리도 함께 마련돼 있다. 특히 예당호 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5.2km 데크길은 하루 2만 보 걷기 코스로 건강과 힐링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역사와 불교문화의 정수가 담긴 예산 수덕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백제 시기에 창건된 이 고찰은 무려 1,5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절 주변의 산과 계곡, 평야가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국보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해 다양한 시대의 문화재들이 잘 보존돼 있어 역사교육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관세음보살의 화신이 절을 세운 남성을 도운 설화는 수덕사만의 독특한 전설로 관광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예산시장은 지역민들의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장소이자, 관광객에게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1926년 개장한 이 시장은 100년 가까운 역사 속에서 예산군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특히 매달 5일과 10일 열리는 오일장에서는 지역 특산물과 향토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 국밥, 국수, 약과, 백세주 등 토속 음식이 가득한 시장 골목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을 선사하며, 여행의 마지막 코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충남은 이처럼 역사, 문화, 자연, 미식을 아우르는 다양한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 관광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김태흠 지사는 “관광이 곧 충남의 미래 산업”임을 재차 강조하며, 충남의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수도권과 접근성 좋은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충남은 이제 과거의 향수와 미래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명실상부한 관광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젠 여행도 차별 없이' 전 국민 무장애 여행 시대 연다

‘열린관광, 같이가는 가치있는 여행’을 운영하며, 참가자 모집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장애인과 노약자 등 이동권의 제약을 겪는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참가자 전원에게 무료 여행 기회를 제공한다.‘열린 관광지’란 휠체어 이용자, 시각장애인, 고령자 등 교통약자들이 물리적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행로, 경사로, 화장실 등 주요 편의시설을 개선한 장소를 뜻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조성된 열린 관광지는 수백 곳에 달하며, 한국관광공사는 이러한 무장애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 단위의 체험형 여행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이번 프로그램은 5월 26일부터 6월 20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 총 3200명을 대상으로 32개의 무장애 여행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며, 올해 처음으로 기관 추천뿐 아니라 개별 신청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관광 취약계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문 가이드와 안전관리 담당자가 여행에 동행해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참가비는 전액 무료이며, 모든 일정은 참가자의 이동 및 체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계된다. 이번 여행 프로그램의 핵심은 ‘접근성’과 ‘포용성’이다. 단순히 관광지를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통과 동선, 체험 콘텐츠 전반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됐다. 특히 올해 조성된 새로운 열린 관광지를 중심으로 구성된 여행 일정은, 참가자들에게 보다 새롭고 쾌적한 관광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관광복지’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다양한 사회 계층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포함될 예정이다.한국관광공사는 무장애 관광환경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열린 관광지 확대뿐 아니라, 현장에 설치된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수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도 함께 개발해왔다. 실제로 최근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숲길과 고산지대를 여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서귀포 치유의 숲’ 같은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는 물리적 장벽을 넘어 심리적 장벽까지 제거하려는 무장애 관광 정책의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이번 ‘열린관광, 같이가는 가치있는 여행’은 단순한 복지 프로그램을 넘어, 관광이라는 일상적 권리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한 공공의 노력이다. 참가를 원하는 개인 또는 기관은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 누리집(access.visitkorea)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선정된 참가자는 여행 일정을 사전에 안내받고 전 과정에서 전담 가이드의 안내를 받게 된다.문지영 한국관광공사 관광복지안전센터 파트장은 “그동안 떠나기를 망설였던 분들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의 기쁨과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며, “이번 프로그램의 피드백을 토대로 보다 지속 가능한 무장애 관광 환경 조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이번 프로그램은 관광의 기회가 특정 계층에 한정되지 않고 모두에게 열려있다는 것을 실현하는 한 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앞으로의 무장애 관광 정책이 단순한 접근성 개선을 넘어, 사회적 인식과 문화적 수용을 포함한 종합적 제도 개선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