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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필리핀에서 군사훈련

 미국과 필리핀 주관의 다국적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이 20일 시작됐다. 이번 훈련에는 일본 자위대가 처음으로 대규모 지상군을 파견하며, 이는 미국이 이란 전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전력을 중동으로 돌린 상황에서 일본이 그 빈자리를 메우려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며, 중일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훈련은 미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일본, 뉴질랜드에서 1만7,000명 이상이 참여하며, 이 중 1만 명은 미국 병력이다. 필리핀 군은 실전과 같은 조건 아래 군 대비 태세를 점검할 계획이며, 필리핀 군 참모총장은 미국과의 결속을 재확인하고 역내 안보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은 육상자위대 1,000명을 포함해 총 1,400명을 필리핀에 파견했다. 이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필리핀에 전투병력을 파견한 사례로, 파견 규모도 역대 최대이다. 자위대는 호위함 이세와 수송함 시모키타, 수륙양용 구조기 등 다양한 장비를 투입한다.

 

중국은 일본의 군사 훈련 참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국가들의 안보 연대가 결속하는 것은 스스로 불을 지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일본의 군사적 행동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긴장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리카탄 훈련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필리핀과 미국은 대만에서 약 155㎞ 떨어진 필리핀 최북단 이트바얏섬에서 해상 타격 훈련을 실시한다. 일본 자위대는 남중국해에서 상륙 저지 훈련을 펼치며, 이는 중국의 대만 공격과 필리핀 상륙 작전을 상정한 훈련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훈련은 중일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일본의 대규모 군사 훈련 참여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발리카탄 훈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동 만휴정 야간 개장, 달빛 아래 '미스터 션샤인' 다리 걷자

지은 이 작은 정자는 최근 야간 개장을 앞두고 은은한 조명을 입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해 봄, 거대한 화마가 주변을 집어삼키는 위기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만휴정은 이제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생명력과 회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낮 동안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붐비던 외나무다리는 달빛 아래에서 비로소 본연의 호젓함을 되찾는다.만휴정이라는 이름에는 '늦게 얻은 휴식'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름처럼 이곳은 인적 드문 깊은 산속에 자리해 수려한 자연경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하얀 너럭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물과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송암폭포, 그리고 정자를 감싸 안은 푸른 솔숲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현실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특정 포토존의 명성을 넘어, 정자 뜰에 피어난 불두화와 고요한 밤의 공기가 어우러지는 순간이야말로 만휴정의 진정한 매력이 드러나는 때다.만휴정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보백당 김계행 선생과 응계 옥고 선생을 기리는 묵계서원이 자리한다. 담장 너머로만 엿봐야 하는 다른 고택들과 달리, 이곳은 누구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열린 서원'으로 운영되어 방문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진덕문과 읍청루를 지나 강당인 입교당 대청마루에 앉으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의 각도와 계절의 색채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비 내리는 날이면 젖은 흙냄새와 함께 서원의 운치가 한층 짙어져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묵계서원의 사계절은 저마다 다른 빛깔로 방문객을 유혹한다. 봄에는 진분홍빛 홍매화가 화사하게 피어나고, 여름이면 붉은 배롱나무꽃이 뜰을 수놓는다. 가을에는 은행나무 잎이 황금빛 카펫을 깔아주며, 겨울에는 흰 눈이 내려앉아 세상의 소음을 지워버린다. 서원 왼쪽의 주사는 현재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데, 'ㅁ'자형 건물 구조 덕분에 대청마루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붕 위를 오가는 작은 새들의 움직임조차 이곳에서는 하나의 풍경이 된다.서원 인근의 보백당 종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묵계서원과 종택에서는 고택 숙박 체험이 가능해 안동의 밤을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다. 숙박하지 않더라도 앞뜰을 거닐다 보면 마을 어르신들이 대청마루에 모여 앉아 간식을 나눠 드시는 정겨운 풍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여름의 배롱나무와 가을의 거대한 은행나무는 종택의 오랜 역사를 묵묵히 증명하며 방문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만휴정에서 시작해 묵계서원과 보백당 종택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번잡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대청마루에 가만히 앉아 풍경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이곳은 안동이 간직한 고즈넉한 아름다움의 정수다. 화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만휴정의 밤은, 5월 중순 정식 개장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달빛 아래의 휴식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