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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서울 공연 앞두고 '색깔론' 시끌

'21세기 팝 아이콘'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공연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가 되어야 할 거리가 뜻하지 않은 '색깔 논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BTS의 컴백과 공연을 환영하는 의미로 시내 주요 랜드마크를 붉은색으로 점등하기로 결정하자, 거대 팬덤 '아미(ARMY)'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BTS의 컴백일인 20일과 공연 당일인 21일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남산 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세빛섬, 서울식물원, 청계천 등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15곳에 일제히 붉은색 조명을 켜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스타의 귀환을 반기는 서울시 차원의 이벤트였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팬들은 환호 대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0여 년간 BTS와 아미를 상징해 온 색은 단연 '보라색'이었기 때문이다. 2016년 팬미팅 당시 멤버 뷔가 "무지개의 마지막 색인 보라색처럼 끝까지 서로 믿고 사랑하자"는 의미로 만든 '보라해(I Purple You)'는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BTS의 정체성이자 전 세계 팬들을 잇는 암호가 되었다. 실제로 BTS가 공연을 위해 방문하는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파리의 에펠탑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들은 으레 보랏빛 조명을 밝히며 그들을 환영해왔다.

 

팬들이 이번 '붉은색' 결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시기적 미묘함이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붉은색은 현 오세훈 서울시장이 소속된 정당(국민의힘)의 상징색과 겹친다. 온라인상에서는 "#방탄은보라색", "#BTSisPurple" 등의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며 "선거철에 굳이 10년 넘게 써온 상징색을 지우고 특정 정당 색을 입히는 것은 정치적 홍보가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앨범 콘셉트와 무관하게 전 세계가 통일해서 사용해왔던 보라색을 이번에 갑자기 바꾼다는 것은 매우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BTS의 소속사 하이브 측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하이브는 지난 18일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붉은색 점등은 새 앨범인 '아리랑 앨범'의 핵심 컬러(Key Color)를 반영한 것"이라며 "서울시는 하이브의 공식 요청에 따라 붉은색을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중문화 행사를 과도하게 정치적 관점으로 해석하지 말아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즉, 이번 결정은 철저히 예술적 콘셉트에 따른 것이지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소속사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는 모양새다. '보라색'이 갖는 상징성이 워낙 강력한 데다, 선거라는 민감한 이슈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축하의 의미로 기획된 랜드마크 점등 행사가 예상치 못한 '정치색' 논란에 휩싸이면서, BTS의 화려한 귀환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에는 기대와 우려가 복잡하게 교차하고 있다.

 

팥빙수인 줄 알았는데… 한 그릇에 담긴 베트남의 역사

들어가는 재료 또한 녹두, 옥수수 같은 곡물부터 망고, 두리안 같은 열대 과일, 심지어 토란과 약초 젤리까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이처럼 다채로운 변주 때문에 현지인조차 '달콤한 수프'라는 포괄적인 설명 외에는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한다.쩨의 역사는 베트남의 문화적 교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축소판과 같다. 그 기원은 중국 광둥 지역의 디저트 '통슈이'가 베트남 중부 지방으로 전파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베트남 고유의 기후와 식재료에 맞춰 발전했으며, 캄보디아와 태국 등 인접 국가의 영향을 받아 더욱 풍성해졌다. 19세기 프랑스 식민지배 시기에는 커스터드푸딩 같은 서양식 디저트 문화가 유입되어, 현재는 푸딩을 올린 쩨도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단순한 길거리 간식을 넘어, 쩨는 베트남 사람들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상징적인 음식이다.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일상 속 작은 기쁨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명절, 결혼식, 아기의 첫돌 등 중요한 날에는 빠지지 않고 상에 오른다. 고귀함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나누어 먹는, 그야말로 상서로운 음식인 셈이다.베트남을 여행하며 쩨를 처음 맛본다면 '쩨 탑깜(chè thập cẩm)'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모둠'이라는 뜻을 가진 이 메뉴는 가게 주인이 가장 자신 있는 재료들을 유리잔에 층층이 쌓아주는, 일종의 시그니처 메뉴다. 달콤한 옥수수 죽 위에 쌉쌀한 젤리, 구수한 콩과 쫀득한 타피오카 펄, 향긋한 코코넛 크림이 어우러져 한 그릇 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식감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쩨 탑깜'으로 기본기를 익혔다면, 이제는 취향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차례다. 독특한 메뉴를 원한다면 '쩨 부오이(chè bưởi)'를 추천한다. 자몽과 비슷한 과일인 포멜로의 과육이 아닌, 두툼한 껍질을 주재료로 만들어 쫀득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옥수수를 뭉근하게 끓인 '쩨 밥(chè bắp)'이나 단팥죽처럼 친숙한 '쩨 더우(chè đậu)'는 구수하고 편안한 맛을 선사한다.열대 과일의 화려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쩨 타이(chè Thái)'가 제격이다. 잭프룻, 리치 등 신선한 과일에 여러 가지 색의 젤리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비록 든든한 식사 후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양이지만,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한 그릇에 담아낸 이 달콤한 즐거움은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