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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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2%p' 차이 때문에…서울 지하철, 연말 교통대란 초읽기

 서울 시민들의 출퇴근길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서교공)의 양대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에 따라 다음 달 1일 첫차부터 '준법운행'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준법운행은 파업과 같은 전면적인 운행 중단은 아니지만, 안전 규정을 평소보다 엄격하게 적용하여 사실상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는 투쟁 방식이다. 기관사들은 승객들의 안전한 승하차를 명분으로 역마다 정차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규정에 명시되지 않은 부수적인 업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 간격이 벌어지면서, 특히 승객이 집중되는 출퇴근 시간대의 혼잡도 가중과 시민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사의 협상이 최종 결렬된 배경에는 임금 인상률, 구조조정, 신규 채용 규모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현격한 입장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 측은 정부가 정한 올해 공공기관 임금 인상률 가이드라인인 3%를 준수하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서교공은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이유로 1.8% 인상안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또한, 경영 효율화를 위해 정원 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사측의 입장에 대해, 노조는 인력 감축이 승무원 등 현장 노동자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결국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이번 준법운행이 실제 교통 대란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과거 사례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노조는 지난해 11월에도 임단협 결렬에 따라 준법운행을 실시한 바 있으며, 당시 첫날에만 125대의 열차가 최대 20분 이상 지연 운행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물론 당시에는 코레일 노조의 투쟁이 겹친 영향도 있었지만, 준법운행만으로도 상당한 운행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에 서교공 측은 주요 혼잡역에 지원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열차 출고 지연에 대비해 간부 및 비참여 조합원 중심의 비상근무조를 편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운행 지연을 완전히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준법운행이 더 큰 갈등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제1노조와 제3노조는 사측과 서울시가 진전된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오는 12월 12일부터 전면적인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다. 제2노조 역시 총파업 동참 여부와 시점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어서, 연말을 앞두고 서울 지하철이 완전히 멈춰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시민의 발을 담보로 한 노사의 '치킨게임'이 시작되면서, 당분간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과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등산 맛', '독 사과 맛' 칵테일?…K-컬처를 한 잔에 담아 파는 호텔

서울 강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주관하는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참여, 단순한 미식을 넘어 한국의 정서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K-Gourmet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K-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방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국가적 쇼핑·관광 축제의 일환으로, 민간 기업이 K-컬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호텔 내 '더 바(The Bar)'에서 1월과 2월 두 달간 진행되는 K-칵테일 클래스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순히 완성된 칵테일을 마시는 것을 넘어, 전문 바텐더의 안내에 따라 직접 칵테일을 제조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여기에 한국적 미학이 돋보이는 인테리어로 꾸며진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로 자리를 옮겨, 직접 만든 칵테일을 정갈한 한국식 다과와 함께 즐기는 것으로 프로그램은 완성된다. 이는 음료라는 미각적 경험을 공간이 주는 시각적, 정서적 경험과 결합해, 짧은 시간 안에 한국 문화의 정수를 밀도 있게 체험하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것이다.프로그램의 주인공은 호텔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4종의 시그니처 K-칵테일이다. 각각의 칵테일은 한국의 문화와 이야기를 담은 한 편의 서사와 같다. 볶은 곡물의 고소한 향과 전통적인 이미지를 담은 '볶은향'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편안함과 구수함을, 한국의 독특한 등산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오름'은 정상에 올랐을 때의 상쾌함과 성취감을 맛으로 표현했다. 또한,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담은 '팝콘'은 K-콘텐츠를 즐기는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동화 속 상징을 세련되게 비튼 '독 사과'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한국의 스토리텔링을 한 잔의 칵테일로 재해석했다. 이처럼 한국 고유의 재료와 서사를 결합함으로써, 칵테일을 마시는 행위 자체가 한국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하나의 과정이 되도록 만들었다.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의 이번 시도는 K-컬처의 인기를 등에 업고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호텔로서 한국 문화의 진정한 매력을 알리는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창수 총지배인이 "차별화된 K-Gourmet 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의 매력을 알리는 교류의 장을 꾸준히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듯, 이번 프로그램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K-관광 콘텐츠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쇼핑과 관광 명소 방문이라는 전통적인 관광 패턴에서 벗어나, 이제는 특별한 '경험'을 소비하고자 하는 글로벌 관광객들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