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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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공소청 출범 앞두고 법안 51건 통과


국회가 10월 2일 예정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새 형사사법체계에 맞춘 후속 법안 51건을 처리했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수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도 함께 통과됐다.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과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 19건도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국회는 17일 본회의를 열고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에 필요한 후속 법안 51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들은 기존 법령에 담겨 있던 형사사법체계 관련 규정을 새 체계에 맞게 고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기존 제도의 변화에 따라 각 법률의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작업이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의 수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법안들도 처리됐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수청법 개정안은 중수청이 보완수사나 재수사 요구를 받은 경우 중대범죄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노인학대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성폭력, 스토킹, 장애인 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해서는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의무적으로 송치하도록 하는 이른바 '전건송치' 관련 법안들도 함께 국회를 통과했다.

 


후속 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여야 간 입장 차이도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반대토론에 나서 새 형사사법체계와 후속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새 형사사법체계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없애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크게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상정된 후속 법안 51건에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70년간 유지돼 온 형사사법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을 불과 보름 앞두고 관련 법안들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제대로 된 개혁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해당 법안들을 부결한 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복원하고 국민과 범죄 피해자를 위한 입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의원의 반대 의견은 본회의 표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도 이날 처리됐다. 본회의에는 268명의 의원이 재석했으며 찬성 227명, 반대 28명, 기권 13명으로 임명동의안이 가결됐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18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14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으며, 16일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 후보자를 두고 여야의 평가에는 차이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적격 후보자로 판단했지만 국민의힘은 부적격 후보자로 규정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들에게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해서는 자율적으로 투표하도록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취임하는 첫 대법관이 될 예정이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생과 관련된 법안 19건도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대표적인 법안 가운데 하나가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쿠팡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직매입한 상품의 대금을 상품을 받은 날부터 35일 이내에 납품업체에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지급 기한은 60일이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25일 줄어들게 됐다. 백화점 등이 이용하는 특약매입거래와 위수탁 거래 방식의 경우에도 대금 지급 기한이 기존 40일에서 20일로 단축된다.

 

금융회사들의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의무 기간을 연장하는 서민금융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라 금융회사들의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의무 유효기간은 기존 5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의 출연 의무는 2036년까지 이어지게 된다.

 

국회가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에 필요한 법안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관련 법안, 대법관 임명동의안, 민생법안 등을 한꺼번에 처리하면서 10월 2일 예정된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을 위한 입법 정비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45만명 다녀간 “꽃보다 누나” 크로아티아, 이제는 ‘오래 머물기’

람, 일상을 경험하는 여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마르코 유르치치 크로아티아관광청 서울사무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크로아티아의 여행 문화를 설명하며 ‘포말로(Pomalo)’와 ‘피야카(Fjaka)’를 소개했다. 모두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삶을 즐기는 현지의 분위기를 담은 표현이다.유르치치 소장은 한국인이라면 처음에는 이런 느린 여행 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며칠이 지나면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광산업이 단순히 관광객을 늘리는 사업에 그치지 않고 노동시장과 이민, 투자, 지역개발 등 크로아티아 경제 전반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그가 관광산업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개발과 보존의 균형이다. 글로벌 호텔을 유치하는 동시에 자연과 경관을 지키고,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숙소와 음식점도 보호해야 지속 가능한 관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도 훌륭하지만 자신의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다며 지역 고유의 음식과 문화가 관광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한국과 크로아티아 관광 관계에서 2013년은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힌다.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가 크로아티아를 소개하면서 한국인 사이에서 새로운 유럽 여행지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방송 이후 한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었고 자그레브에는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호텔도 등장했다.하지만 유르치치 소장은 과거의 성공이 현재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새로운 여행지가 콘텐츠를 통해 빠르게 주목받는 만큼 관심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속도도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크로아티아관광청이 유튜브와 OTT, 크리에이터 협업 등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시장 특성을 고려한 전략이다.2017년에는 약 45만명의 한국인이 크로아티아를 찾았다. 이후 코로나19로 관광시장이 크게 위축됐고, 유르치치 소장은 당시 상황을 ‘리셋 버튼이 눌린 것 같다’고 표현했다.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인의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단체여행객이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개별여행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한국인의 크로아티아 숙박 가운데 개별여행객 비중은 약 52%까지 올라왔다.관광청이 다음 목표로 삼은 것은 평균 체류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한국인의 크로아티아 평균 체류기간은 약 이틀로,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 플리트비체, 자그레브 등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둘러보는 여행이 여전히 많다.이에 따라 크로아티아는 와인과 음식, 섬과 소도시 등 다양한 지역의 매력을 알리며 여행객이 한곳에 더 오래 머물도록 유도할 계획이다.이는 크로아티아가 겪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두브로브니크 등 일부 유명 관광지에는 크루즈선을 이용한 당일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혼잡이 발생했다. 관광객 수는 많지만 지역경제에 돌아가는 효과는 제한적이고, 과도한 혼잡이 장기 체류 여행객을 오히려 줄이는 문제도 나타났다.유르치치 소장은 이미 관광객이 넘치는 지역에서는 숫자보다 관광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루즈선과 구도심 이용을 관리하고 관광 수요를 다른 지역과 계절로 분산하는 방향으로 정책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 시장은 이런 전략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의 봄 연휴와 추석 등 주요 여행 시기가 크로아티아의 여름 성수기와 완전히 겹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비수기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도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를 피해 크로아티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유르치치 소장은 관광을 산업인 동시에 문화와 외교의 영역으로 바라봤다.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직접 만나고 문화를 경험하면 기존의 선입견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결국 그가 제시한 크로아티아 관광의 방향은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은 관광지를 보여주는 것보다 한 지역을 깊이 경험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크로아티아가 한국 관광객에게 보여주려는 새로운 여행의 모습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