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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의 왕' 버넘 총리 취임, 영국 재건 선언

 영국 정계의 이단아로 불리던 앤디 버넘이 마침내 다우닝가 10번지의 주인이 되었다.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으로서 지방 자치 모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그는 현지 시각 20일,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정부 구성 요청을 수락하며 제59대 영국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어온 영국에서 7번째로 지휘봉을 잡게 된 버넘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국가적 안정 회복과 반성을 통한 새로운 결의를 강조하며 직무에 돌입했다.

 

이번 정권 교체는 전임 키어 스타머 총리의 중도 사퇴에 따른 결과다. 14년 만의 노동당 집권을 이끌었던 스타머 전 총리는 국정 운영의 불확실성과 정책 혼선으로 민심을 잃고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며 2년 만에 물러났다. 이에 노동당은 특별당대회를 통해 보궐선거로 하원에 재입성한 버넘을 새 수장으로 선택했다. 그는 자신의 당선을 지난 40년 영국 정치사에서 가장 중대한 변화라고 규정하며 부실한 공공 서비스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버넘 총리의 국정 운영 방향은 철저히 서민 생활 안정과 지방 분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고물가에 신음하는 국민들의 숨통을 틔우겠다고 약속하며 주택과 교통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적 통제 강화를 선언했다. 특히 에너지 및 버스 요금 인하를 검토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맨체스터에 제2총리실을 설치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런던 중심의 중앙 집권 체제를 타파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대외 정책과 경제 분야에서는 실용주의적 노선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해 유전의 석유 및 가스 시추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재앙적 빈곤에서 벗어나 세계 부국으로 도약할 기회라며 버넘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이러한 행보는 환경 중시 정책을 펴온 기존 노동당의 기조와는 차별화된 것으로, 향후 미·영 관계 개선의 단초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버넘 총리 앞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침체된 영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우익 영국개혁당의 약진과 이민자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 역시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리버풀 노동자 가정 출신으로 31세에 하원에 입성해 장관직을 두루 거친 풍부한 행정 경험이 강점이지만, 중앙 정치 무대에서 총리로서의 리더십을 온전히 검증받아야 한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버넘 총리는 연내에 영국의 미래를 담은 10년 계획을 발표하고 출신 지역이나 정파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국가 운영 경로를 제시할 방침이다. 재무장관에 샤바나 마흐무드 내무장관을 내정하는 등 내각 인선에도 속도를 내며 국정 공백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북부의 왕'에서 영국의 수장으로 변신한 그가 극심한 재정 악화와 사회 통합이라는 시험대를 어떻게 통과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에메랄드빛 비선담, 지리산이 숨겨둔 비경

봉 북쪽 자락을 따라 약 18km에 걸쳐 뻗어 있는 이 계곡은 험준한 지형 덕분에 인간의 손길을 타지 않은 태고의 신비로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의 터전인 이곳은 단순한 피서지를 넘어 자연의 시간이 인간의 속도보다 우선시되는 지리산 최고의 비경으로 손꼽힌다.칠선계곡으로 향하는 여정은 경남 함양군 추성마을에서 시작된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따라 땀방울을 흘리며 오르다 보면 군량미를 보관하던 뒤주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두지동 마을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정성껏 가꾼 야생화 정원이 탐방객들을 반기며 산촌의 평온한 정취를 전한다. 울창한 숲길로 들어서면 나무들이 만든 천연 터널이 뜨거운 햇살을 차단하고, 바위틈을 비집고 나온 강인한 나무뿌리들이 원시림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증명하며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탐방로를 따라 깊숙이 들어갈수록 칠선계곡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일곱 선녀의 전설이 깃든 선녀탕은 바닥의 자갈까지 투명하게 비치는 에메랄드빛 수면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햇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표정을 바꾸는 물빛과 기암괴석, 그리고 짙은 이끼를 두른 바위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신선 세계에 발을 들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옥녀탕을 지나 숲이 더욱 깊어지는 구간에 들어서면 한낮의 폭염조차 무색하게 만드는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계곡의 백미로 꼽히는 비선담에 도착하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 푸른 소가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낸다. 쉼 없이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와 수면에 거울처럼 비치는 숲의 형상은 탐방객들에게 일상의 번잡함을 잊게 하는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선사한다. 수천 년 동안 같은 길을 흘러온 물줄기와 그 시간을 묵묵히 지켜온 숲 앞에서 인간은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임을 깨닫게 된다. 자연이 스스로를 보존하며 지켜온 이 거대한 생태계는 그 자체로 위대한 유산이다.칠선계곡의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전국의 산을 돌며 환경 정화 활동을 펼치는 자원봉사자들과 국립공원을 지키는 이들의 정성이 모여 원시의 풍경이 오늘날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탐방객들 역시 자연의 품을 빌려 잠시 쉬어가는 만큼, 흔적을 남기지 않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느린 걸음으로 숲과 교감할 때 자연은 비로소 자신이 품은 가장 깊은 속살을 내어주며 지친 영혼을 다독인다.여름철 계곡을 찾는 행위는 이제 단순한 온도 조절을 넘어 삶의 속도를 늦추는 치유의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칠선계곡이 선사하는 짙은 숲의 향기와 청량한 물소리는 폭염에 마모된 심신을 회복시키는 강력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자연의 시간표에 맞춰 걷는 이 길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시원한 바람만이 아니다. 수백 년을 견뎌온 나무와 바위가 건네는 무언의 위로, 그리고 지리산이 허락한 원시의 평화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머물며 일상을 살아갈 힘을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