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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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마시는 '이 음료', 치매 위험 61% 높였다

 매일 무심코 마시는 음료 한 잔이 10년 뒤 뇌 건강을 좌우하고, 나아가 치매 발병 위험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별한 약물이나 치료법이 아닌, 일상 속 음료 선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치매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대규모 인구 집단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것이다. 특히 습관처럼 마시던 설탕 가득한 음료를 무가당 커피나 차로 대체하는 간단한 변화만으로도 뇌를 보호하는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 치매 예방의 패러다임이 거창한 관리에서 소박한 일상 속 실천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세대 의대 김정환 박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40~69세 성인 약 50만 명의 데이터를 10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는 명확했다. 연구진은 음료 섭취 유형을 커피, 차, 우유, 주스, 설탕 첨가 음료 등으로 나누어 치매 발생률을 분석했는데, 설탕 음료를 자주 마시는 그룹은 거의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전체 치매 발생 위험이 무려 61%나 높았다. 반면, 무가당 커피와 차는 치매 위험을 뚜렷하게 낮추는 역상관 관계를 보였다. 커피를 하루 1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최대 37%까지 감소했으며, 차 역시 비슷한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이번 연구의 백미는 단순히 특정 음료의 효능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으로 바꾸는가’에 초점을 맞춘 ‘대체 분석(substitution analysis)’을 시행했다는 점이다. 분석 결과, 하루 한 잔의 설탕 음료를 무가당 커피로 대체할 경우 전체 치매 위험이 최대 23% 감소했으며, 차로 바꿀 경우 1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건강에 이로운 커피나 차를 설탕 음료로 대체하면 치매 위험은 오히려 12~18% 증가했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특정 음료를 무작정 더 마시라는 조언이 아니라, 기존의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실질적인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연구의 임상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영양학적으로도 설득력 있는 해석을 낳는다. 커피와 차에 풍부한 폴리페놀과 항산화 성분은 뇌의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인지 기능을 보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콜라와 같은 설탕 음료는 높은 당 부하를 유발해 체내 대사 이상과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이는 고스란히 뇌 건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이번 연구는 커피나 차가 만병통치약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고당 음료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기존의 영양 권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과학적 수치로 증명한 셈이다. 치매가 오랜 기간 누적된 생활 습관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년기에 형성된 음료 섭취 습관이 노년의 뇌 건강을 결정짓는다는 경고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꽃무릇 절정…지금 함양 상림 가야 하는 이유

함양읍에 있는 상림공원을 찾았다. 상림에 들어서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꽃무릇이 숲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숲길 곳곳에 꽃무릇이 무리지어 피어나면서 마치 붉은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함양 상림은 신라 진성여왕 때 함양군 태수를 지낸 고운 최치원이 마을과 농경지를 홍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인공림으로 전해진다. 당시에는 지금의 위천강 물길이 함양읍 중앙을 지나면서 홍수 피해가 잦았다. 이에 물길을 돌리고 둑을 쌓은 뒤 둑 주변에 나무를 심어 숲을 가꿨다고 한다.시간이 흐르면서 큰 홍수로 숲 가운데 일부가 유실됐고, 그 결과 숲은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게 됐다. 하림은 상당 부분 훼손됐지만 상림은 옛 숲의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현재 상림의 면적은 약 21ha에 이르며, 120여 종의 다양한 수목 2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상림의 가을 풍경을 대표하는 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꽃무릇이다. 석산이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9~10월 붉은 꽃을 피운다. 독특한 점은 꽃이 진 뒤에야 잎이 돋는다는 것이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생태적 특징 때문에 꽃무릇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이 붙었다.흔히 꽃무릇을 상사화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서로 다른 꽃이다. 상사화 역시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않는 특징이 있지만 7~8월 분홍색이나 노란색 꽃을 피우는 식물로, 9~10월 붉게 피는 꽃무릇과는 구분된다.꽃무릇이 가득한 숲길을 천천히 걸었다. 붉은 꽃대 위로 꽃만 피어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잎 하나 없이 외롭게 피어난 꽃들이 숲길을 따라 이어지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했다.상림공원 한쪽에서는 팜파스 그라스와 베고니아도 만날 수 있었다. 붉은 꽃무릇 사이로 펼쳐진 다양한 식물들이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었다. 넓은 꽃밭을 천천히 거닐며 가을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공원 안에는 두 나무의 뿌리가 서로 합쳐져 하나가 된 연리목도 자리하고 있다. 연리목은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합쳐진 나무를 일컫는데, 예로부터 부부의 깊은 금실이나 남녀 사이의 애정을 비유하는 의미로도 알려져 있다.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운 최치원의 신도비도 만날 수 있다. 천년의 시간을 품은 숲과 붉게 피어난 꽃무릇이 어우러진 상림은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 있는 듯한 날씨였지만, 붉게 물든 상림의 숲은 분명 가을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