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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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심장병 막아주는 '플라보노이드' 폭탄…알고 보니 최고의 항산화 과일

 풍부한 과즙과 아삭한 식감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과일, 배. 수많은 과일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의 배는 독보적인 맛과 품질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서양의 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깊고 풍부한 단맛과 차원이 다른 식감을 자랑하며, 특히 전라남도 나주 배는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맛있는 배가 우리 몸에 얼마나 이로운지에 대해서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제철을 맞아 영양이 꽉 찬 배는 단순한 과일을 넘어, 우리 몸을 지키는 천연 영양제와 다름없다.

 

배는 '종합 비타민'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먼저,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에 필수적인 비타민 C가 풍부하며, 뼈 건강을 돕는 비타민 K, 그리고 체내 에너지 생성을 촉진하는 비타민 B군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또한,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칼륨은 사과보다도 많이 들어있다. 중간 크기의 배 하나는 약 100칼로리에 불과하지만, 풍부한 수분과 식이섬유 덕분에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해 체중 감량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간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12주 동안 매일 배 3개를 섭취한 여성 그룹은 별도의 운동 없이도 평균 1kg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나, 배의 다이어트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예로부터 배는 기관지 건강에 특효인 과일로 알려져 왔다. 배에 함유된 '루테올린' 성분은 기침, 가래, 천식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고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또한, 풍부한 수분과 당분, 그리고 아스파라긴산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며,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물질은 혈압을 안정시키고 피부 미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배의 항암 및 만성 질환 예방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 몸의 세포를 손상시키고 노화를 촉진하며 암이나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 유해 산소(프리 래디컬)를 배에 풍부한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효과적으로 중화시켜주기 때문이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 환자에게도 배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배는 혈당 지수(GI)가 35.7로 낮은 편에 속하는 '저혈당 지수 과일'이다. 다만, 과당 함량이 있으므로 당뇨가 있다면 한 번에 반 개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배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은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 건강을 개선하며 변비를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안동 만휴정 야간 개장, 달빛 아래 '미스터 션샤인' 다리 걷자

지은 이 작은 정자는 최근 야간 개장을 앞두고 은은한 조명을 입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해 봄, 거대한 화마가 주변을 집어삼키는 위기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만휴정은 이제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생명력과 회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낮 동안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붐비던 외나무다리는 달빛 아래에서 비로소 본연의 호젓함을 되찾는다.만휴정이라는 이름에는 '늦게 얻은 휴식'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름처럼 이곳은 인적 드문 깊은 산속에 자리해 수려한 자연경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하얀 너럭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물과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송암폭포, 그리고 정자를 감싸 안은 푸른 솔숲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현실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특정 포토존의 명성을 넘어, 정자 뜰에 피어난 불두화와 고요한 밤의 공기가 어우러지는 순간이야말로 만휴정의 진정한 매력이 드러나는 때다.만휴정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보백당 김계행 선생과 응계 옥고 선생을 기리는 묵계서원이 자리한다. 담장 너머로만 엿봐야 하는 다른 고택들과 달리, 이곳은 누구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열린 서원'으로 운영되어 방문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진덕문과 읍청루를 지나 강당인 입교당 대청마루에 앉으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의 각도와 계절의 색채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비 내리는 날이면 젖은 흙냄새와 함께 서원의 운치가 한층 짙어져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묵계서원의 사계절은 저마다 다른 빛깔로 방문객을 유혹한다. 봄에는 진분홍빛 홍매화가 화사하게 피어나고, 여름이면 붉은 배롱나무꽃이 뜰을 수놓는다. 가을에는 은행나무 잎이 황금빛 카펫을 깔아주며, 겨울에는 흰 눈이 내려앉아 세상의 소음을 지워버린다. 서원 왼쪽의 주사는 현재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데, 'ㅁ'자형 건물 구조 덕분에 대청마루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붕 위를 오가는 작은 새들의 움직임조차 이곳에서는 하나의 풍경이 된다.서원 인근의 보백당 종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묵계서원과 종택에서는 고택 숙박 체험이 가능해 안동의 밤을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다. 숙박하지 않더라도 앞뜰을 거닐다 보면 마을 어르신들이 대청마루에 모여 앉아 간식을 나눠 드시는 정겨운 풍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여름의 배롱나무와 가을의 거대한 은행나무는 종택의 오랜 역사를 묵묵히 증명하며 방문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만휴정에서 시작해 묵계서원과 보백당 종택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번잡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대청마루에 가만히 앉아 풍경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이곳은 안동이 간직한 고즈넉한 아름다움의 정수다. 화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만휴정의 밤은, 5월 중순 정식 개장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달빛 아래의 휴식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