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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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정권도 두려워했던 만화의 힘... 80년간 검열과 싸운 한국 만화가들의 비밀 역사

 만화 칼럼니스트 서찬휘의 '한국 만화 트리비아'는 해방 이후 80년간의 한국 만화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나는 한국 만화의 한 시기에 스스로 사관이자 전기수의 역할을 해왔다고 감히 생각한다"라고 밝히며, 한국 만화가 전쟁, 독재, 계엄과 같은 역사적 격변기 속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투쟁해왔는지를 상세히 보여준다.

 

책에서는 최근의 사례도 다루고 있다. 2022년 7~8월에 발생한 '윤석열차' 카툰 사건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되었다. 한 고등학생이 그린 이 만화는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으나,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예산을 삭감하는 보복성 조치를 취했다. 이에 만화계는 강력히 반발하며 풍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2024년 12월 9일, 비상계엄 직후 내란 사태 수사를 촉구하는 만화인 성명에 566명이 연명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국 만화계가 사회적 정의와 표현의 자유를 위해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트리비아'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이 책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만화의 역사적 순간들과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지식들을 담아내며, 만화라는 매체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조명한다.

 


조너선 프리드랜드의 '아우슈비츠는 멀리 있지 않다'는 홀로코스트 역사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웅, 루돌프 브르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루돌프 브르바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탈출의 마술사 중 하나였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열아홉 살의 나이에 알프레드 베츨러와 함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탈출한 브르바의 놀라운 용기를 그린다.

 

두 사람의 탈출 이후 작성된 '브르바-베츨러 보고서'는 1944년 6월 한 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는 전 세계 대중이 '아우슈비츠'라는 단어조차 거의 들어보지 못했던 시기였다. 이 보고서는 나치의 대량학살 계획을 세계에 알림으로써 헝가리 유대인 20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홀로코스트 다큐멘터리에서 인상적으로 본 루돌프 브르바의 삶과 흔적을 오랫동안 추적했다. 그 결과물인 이 책에서 저자는 "루돌프 브르바라는 이름이 안네 프랑크, 오스카 쉰들러, 프리모 레비의 이름 곁에 당당히 올라가 있어야 한다고 확신한다"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단순한 전기를 넘어, 역사의 어두운 순간에서도 인간의 용기와 희생이 어떻게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영웅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시간 속에 묻혀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우슈비츠의 공포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에도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는 역사적 교훈임을 일깨운다.

 

두 책 모두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이야기들을 조명하며, 표현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국 만화 트리비아'는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읽어내고, '아우슈비츠는 멀리 있지 않다'는 한 개인의 용기가 어떻게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스마일게이트가 만든 힐링 성지, 돌코리숲

모의 대형 체험형 테마파크인 '돌코리숲'을 공식 개장하며 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과거 소인국 테마파크가 자리했던 유휴 부지를 재해석해 탄생한 이 공간은 단순한 유원지를 넘어 전시와 정원, 예술과 미식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하며 현대인들에게 정서적인 안식처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테마파크의 명칭인 '돌코리숲'은 제주의 오래된 설화 속 존재인 '돌코냉이(돌고양이)'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여기에 마을을 뜻하는 접미사 '-리'를 결합해 마치 제주도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할 법한 신비로운 마을의 느낌을 구현해냈다. 제주의 수호신이라는 전통적인 상징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이 공간은 방문객들이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현실의 근심을 잊고 마법 같은 마을의 일원이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실내 전시관인 '돌코리 마을'은 다섯 마리의 개성 넘치는 고양이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서사를 이끌어간다. 돌돌, 코코, 모모, 치치, 샤샤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들은 각자의 내면에 숨겨진 본연의 행복을 발견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디지털 게임 제작에서 쌓아온 스토리텔링 역량을 오프라인 공간에 녹여낸 이 전시는 캐릭터와 관람객 사이의 정서적 교감을 극대화하며 단순한 관람 그 이상의 감동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실내를 벗어나 마주하게 되는 야외 정원 '돌코리 가든'은 예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거대한 갤러리로 꾸며졌다. 고양이를 테마로 활동하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조형물과 회화 작품들이 산책로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미니어처 기차나 나무 공놀이터 등 아기자기한 놀이 시설을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고목 아래 마련된 도서관과 피크닉 구역은 자연의 생명력을 체감하며 휴식을 취하기에 최적의 장소다.스마일게이트의 이번 행보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경험을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해 새로운 형태의 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창의적 자산과 기술력을 현실 세계의 조형물과 조경에 이식함으로써 기존 테마파크들과는 차별화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에 국한되었던 기업의 이미지를 대중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제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개장 첫날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린 돌코리숲은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녹나무숲의 울창한 그늘 아래서 즐기는 예술적 산책과 고양이 캐릭터가 주는 위로는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스마일게이트는 앞으로도 디지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시도를 지속하며, 돌코리숲을 전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테마파크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