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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없는 승부사' 김민선, 올림픽 금메달 정조준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김민선이 자신만의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힘든 시간을 극복하며 화려한 반등에 성공했다. 슬럼프를 겪으며 부진에 빠졌던 그는 지난 시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면서 다시 자신감을 회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서도 연달아 메달을 획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근 시즌을 마친 김민선을 만나 그의 소회와 다가올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들어봤다.  

 

김민선의 이번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훈련법을 바꾸고 새로운 스케이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한동안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한동안 시상대에 오르지 못하는 어려운 시간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훈련을 이어갔고, 시즌 중반 이후부터 변화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민선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500m와 팀 스프린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을 차지했다. 더불어 1000m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후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추가하고, 세계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솔직히 시즌 초반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고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공은 김민선에게 커다란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힘든 시간 속에서도 끝까지 버텨냈고, 결국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앞으로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단순한 국제 대회가 아닌, 다가올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삼았다.  

 

김민선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그만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이었다. 그는 현실적인 판단을 중시하는 성격으로, 목표를 세울 때도 허황된 기대를 하지 않고 실현 가능한 방향으로 접근한다. 실제로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4관왕에 도전하겠다”는 화려한 목표 대신 “최대한 많은 메달을 따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는 “항상 내가 해낼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을 돌이켜보면, 힘든 과정 속에서도 결국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신감 있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선은 내년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하면 충분히 1위를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올림픽 무대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실력과 경험을 모두 갖춘 선수로 평가받으며 명실상부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민선은 올림픽을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다짐하고 있다. 그는 “경기장에서 긴장하지 않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훈련 과정에서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점검할 계획”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또한,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시상대에 서는 상상을 자주 한다며, 힘든 순간마다 그런 장면을 떠올리며 동기부여를 얻는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시즌을 마치고 짧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오랜만에 반려견과 산책을 하거나 브런치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또래들과 다름없는 일상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휴식도 잠시, 4월 둘째 주부터는 다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민선은 “이번 시즌 훈련을 돌아보면서 잘 맞았던 부분을 유지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더 완벽한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선은 인터뷰를 위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서 획득한 메달을 직접 챙겨왔다. 그는 “이제 방에 메달을 둘 공간이 부족하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곧이어 “그래도 올림픽 메달을 둘 자리는 남겨둬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하죠, 내년을 위해 자리 여러 개 비워놔야죠”라고 답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정상에 오른 김민선이 내년 올림픽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동 만휴정 야간 개장, 달빛 아래 '미스터 션샤인' 다리 걷자

지은 이 작은 정자는 최근 야간 개장을 앞두고 은은한 조명을 입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해 봄, 거대한 화마가 주변을 집어삼키는 위기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만휴정은 이제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생명력과 회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낮 동안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붐비던 외나무다리는 달빛 아래에서 비로소 본연의 호젓함을 되찾는다.만휴정이라는 이름에는 '늦게 얻은 휴식'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름처럼 이곳은 인적 드문 깊은 산속에 자리해 수려한 자연경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하얀 너럭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물과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송암폭포, 그리고 정자를 감싸 안은 푸른 솔숲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현실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특정 포토존의 명성을 넘어, 정자 뜰에 피어난 불두화와 고요한 밤의 공기가 어우러지는 순간이야말로 만휴정의 진정한 매력이 드러나는 때다.만휴정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보백당 김계행 선생과 응계 옥고 선생을 기리는 묵계서원이 자리한다. 담장 너머로만 엿봐야 하는 다른 고택들과 달리, 이곳은 누구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열린 서원'으로 운영되어 방문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진덕문과 읍청루를 지나 강당인 입교당 대청마루에 앉으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의 각도와 계절의 색채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비 내리는 날이면 젖은 흙냄새와 함께 서원의 운치가 한층 짙어져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묵계서원의 사계절은 저마다 다른 빛깔로 방문객을 유혹한다. 봄에는 진분홍빛 홍매화가 화사하게 피어나고, 여름이면 붉은 배롱나무꽃이 뜰을 수놓는다. 가을에는 은행나무 잎이 황금빛 카펫을 깔아주며, 겨울에는 흰 눈이 내려앉아 세상의 소음을 지워버린다. 서원 왼쪽의 주사는 현재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데, 'ㅁ'자형 건물 구조 덕분에 대청마루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붕 위를 오가는 작은 새들의 움직임조차 이곳에서는 하나의 풍경이 된다.서원 인근의 보백당 종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묵계서원과 종택에서는 고택 숙박 체험이 가능해 안동의 밤을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다. 숙박하지 않더라도 앞뜰을 거닐다 보면 마을 어르신들이 대청마루에 모여 앉아 간식을 나눠 드시는 정겨운 풍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여름의 배롱나무와 가을의 거대한 은행나무는 종택의 오랜 역사를 묵묵히 증명하며 방문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만휴정에서 시작해 묵계서원과 보백당 종택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번잡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대청마루에 가만히 앉아 풍경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이곳은 안동이 간직한 고즈넉한 아름다움의 정수다. 화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만휴정의 밤은, 5월 중순 정식 개장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달빛 아래의 휴식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