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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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100억' vs 박민식 '삭발'…북갑 민심 요동

 부산 북구 갑 보궐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닫으면서 지역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치고 있다. 선거 운동 시작 후 한 달간 공표된 여론조사만 20건을 넘어서며 전국적인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선두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격차를 좁히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면서, 구포와 덕천, 만덕동 일대의 선거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최근 일주일 사이 각 후보 진영에서 터져 나온 돌발 변수들은 유권자들의 판단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하정우 후보는 과거 주식 보유와 관련한 이른바 ‘100억 손해’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고, 박민식 후보는 배수진을 치는 의미로 삭발식을 감행하며 감성 소구에 나섰다. 한동훈 후보 역시 지지자들의 자발적 참여 과정에서 불거진 ‘유사 선거사무소’ 운영 의혹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의 중심에 서며 선거판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만난 북구 주민들의 반응은 후보들의 행보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과거 야당 지지 성향을 보였던 일부 시민들은 하 후보의 재산 관련 발언에 실망감을 표하며 지지 철회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며 여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하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역 발전을 위한 대규모 예산 확보를 약속하는 등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유세를 이어갔다.

 

보수 진영의 분열 양상도 이번 선거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삭발을 통해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하려 애쓰고 있으며, 이에 동정표를 던지는 고령층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스스로를 ‘진짜 북구 사람’으로 규정하며 외지 세력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시장 상인들의 손을 맞잡으며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한 바닥 민심 훑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후보의 기세는 조직적인 지지층의 화력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이 흰 옷을 입고 거리 곳곳을 누비며 세몰이에 나서자, 일부 유권자들은 이를 새로운 정치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외부 인력 유입을 두고 ‘침입자’라며 반감을 드러내는 지역 토박이들의 시선도 존재한다. 한 후보 측은 현재의 상승세가 이미 역전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며 보수 재건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 간의 상호 비방과 법적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 후보는 한 후보의 희생 정신 부재를 꼬집고 있으며, 박 후보는 한 후보 지지층의 활동을 불법 선거운동으로 규정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한 후보 또한 자신의 지지율 상승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확신하며 기존 정당 정치와의 거리두기를 지속하고 있다. 세 후보가 한 치의 양보 없는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북구의 민심은 투표함을 열기 직전까지 안갯속 정국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