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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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하면 '배신자'... 돌아가고 싶어도 못 돌아가는 의대생들의 충격 고백

 각 대학이 예고한 의대생 등록 마감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일부 대학은 이미 등록을 마감했지만, 연세대가 55%의 등록률을 보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학의 등록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대학 측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복귀를 호소하고 있지만, 의사 자격증이 없는 의대생들은 각자의 이유로 복귀를 주저하고 있다.

 

현재 미복귀 의대생들의 입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 정부의 강압적 태도에 굴복할 수 없다는 '강경파', 둘째, 대규모 제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낙관파', 셋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과를 지켜보자는 '관망파', 넷째, 복귀하고 싶지만 동료들의 낙인이 두려운 '체념파'다.

 

수도권 의대 본과 재학생 ㄱ씨는 "의대 학장들이 학생들을 책임지겠다면서도 제적시켜 편입생을 뽑겠다고 위협한다"며 "전공의 설득이 어려우니 의대생을 집중 공략하는 것으로 보여 굴복하고 싶지 않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해 3월부터 의대 증원 백지화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철회 등을 요구해왔으며, ㄱ씨도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복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적 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23학번 이하 예과생들도 여전히 버티고 있다. 이들은 제적될 경우 재입학이 쉽지 않고, 편입생으로 충원되면 돌아올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알면서도 집단행동을 유지하고 있다. 비수도권 의대 24학번 ㄴ씨는 "제적 경고가 실제 위협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한 학교라도 제적을 당하면 전국 의대가 연대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휴학계 반려가 정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에서도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의 이정민 변호사는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제적한다는 학칙은 전체 학과에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의대생만 예외로 해달라는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반박했다.

 


의대생들은 자신들의 특수성도 강조했다. 비수도권 의대 신입생 ㄷ씨는 "대규모로 제적시키면 본과 2~4학년도 빠지는데, 본과 1학년부터 시작하는 편입생으로 이를 채울 수 있겠냐"며 "몇 년간 의사도 배출되지 않을 텐데 누가 이런 상황을 책임지고 제적시킬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미 1년 이상의 집단 휴학으로 약 3천 명의 의사가 올해 배출되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2000년 의약분업, 2020년 의대 증원 등에 반발한 의사 집단행동에 정부가 번번이 물러선 경험도 의대생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있다. 2020년 당시 동맹휴학을 벌이며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은 이후 재응시 기회를 얻어낸 바 있다.

 

현 정권의 불안정성을 이유로 복귀를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다. ㄱ씨는 "탄핵 결과를 지켜볼 수 있도록 시간을 더 달라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이라고 했으며, ㄴ씨는 "정권이 바뀐다면 책임질 주체가 바뀔 것이고 우리가 우위에서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귀 의사는 있지만 동료들의 시선이 두려워 발을 돌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도권 의대 신입생 ㄹ씨는 "정말 돌아가고 싶지만 복귀는 배신자로 찍히는 분위기"라며 건국대 의대에서 '복귀자를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성명서가 나오는 등 주변 환경으로 위축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동기들은 게임을 하고 유튜브만 보며 무기력하게 지낸다"며 "우리의 시간을 희생하면서 선배 의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억울함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대 의대 전 학생 대표 5명은 지난 25일 공개 서한을 통해 "서로를 감시하고 비난하는 것은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필요한 시선 없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7일 서울대와 부산·경상국립·영남대 의대 등이 등록을 마감하며, 28일에는 경희·인하·충남·강원·가톨릭·전북대 의대 등이 마감일을 맞는다. 대부분 학교가 이달 말까지 등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원도시' 해남, "사계절 내내 자연 즐길 수 있어"

는 ‘마실정원’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살기 좋고 아름다운 지역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원 조성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해남군은 19일, 올해 14개 읍면에 각각 하나씩 ‘마실정원’을 시범적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마실정원은 활용 가치가 낮고 관리가 어려운 군유지를 지역 주민들이 함께 가꾸고 꾸며 나가는 작은 규모의 정원으로, 지역 주민의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생활권 내 녹지공간을 확충하는 데 중점을 둔다. 2024년 12월에 실시한 수요 조사와 사업계획서 접수를 통해 총 14개 읍면을 선정했으며, 현장 심사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대상지를 확정했다.정원 조성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의 정원조성 자문단과 ‘정원작가’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아 품질을 높이고 있으며, 기본 구상과 실시 설계를 동시에 진행해 올해 말까지 마실정원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각 읍면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테마 정원이 조성되는데, 예를 들어 수궁가라는 지명에서 영감을 얻은 스토리텔링 정원, 권역 개발 사업과 연계한 힐링 산책 정원, 지역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숨 쉬는 정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 정원들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초화류와 다양한 수목을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질 예정이며,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벤치와 쾌적한 녹색 공간으로 만들어져 주민들의 휴식처이자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해남군은 이처럼 ‘정원도시 해남’이라는 장기 목표 아래 정원 조성 사업을 다각적으로 전개하며 지속 가능한 농어촌 경관과 주민 정주 여건 개선에 힘쓰고 있다.특히, 해남군은 단순한 정원 조성에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생태정원 도시 모델을 구현 중이다. 올해는 서남해안 생태정원도시 계획에 따라 솔라시도 기업도시 구성지구 내 58만㎡ 부지에 대규모 정원 조성 사업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는 생태 환경과 주민 삶의 질을 동시에 개선하는 혁신적 도시 조성 사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한편, 지난해 문을 연 산이 정원을 비롯해 총 9개의 민간 정원도 해남 지역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민간 정원은 지역 생활 인구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민간 정원으로는 해남의 첫 민간 정원인 문가든과 비원이 있으며, 해남 최초의 사립수목원인 포레스트 수목원도 매년 방문객 수가 늘고 있다.최근에는 대흥사의 야생 녹차밭을 활용한 길 정원과 고산유적지 내 한국전통공원인 고산 오우가 정원이 새롭게 개장해 관광객들에게 해남만의 특색 있는 정원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마을 정원과 개인 정원이 해남 전역에 퍼져 있어 정원 문화가 생활권 전반에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다.이번 마실정원 조성 사업은 이러한 정원 문화 확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남군은 마실정원이 단순한 녹지 공간 조성을 넘어 주민의 참여와 공동체 활성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요한 공간으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정원 문화 육성 정책과 함께 주민 중심의 참여형 정원 조성을 확대해 ‘정원도시 해남’의 비전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