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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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해파리-뱀?! 휴가철 '뜻밖의 손님' 대처법, 당신은 틀렸다

 무더운 여름, 바다의 시원함, 계곡의 청량함, 산의 고요함을 찾아 떠나는 휴가는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하지만 들뜬 마음만큼이나 예상치 못한 사고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열사병, 물놀이 중 해파리 쏘임, 야외 취침 중 벌레 침입, 등산 중 뱀 물림, 혹은 넘어지거나 찢어지는 열상 등 다양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잘못된 응급처치가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키거나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강원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이유진 응급의학과 교수는 "휴가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정확한 응급처치법을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상황별 대처법을 강조했다.

 

야외 활동 중 잠시 눈을 붙이거나 취침할 때, 혹은 낮에 활동 중에도 예상치 못하게 벌레가 귀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귀 안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려 당황하기 쉽지만, 이때 면봉이나 핀셋을 이용해 벌레를 빼내려 시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자칫 귀 안쪽에 상처를 내거나 벌레를 더 깊숙이 밀어 넣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침착하게 식용유나 올리브기름을 한두 방울 귀에 떨어뜨려 주는 것이 좋다. 기름은 벌레를 질식시켜 움직임을 멈추게 하며, 이후 가까운 응급실이나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가 바로 해파리 쏘임이다. 다행히 국내 연안에 출몰하는 해파리의 대부분은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쏘인 부위에 극심한 통증과 함께 붉은 발진, 가려움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때 흔히 알려진 민간요법인 식초나 알코올 등으로 쏘인 부위를 씻어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일부 해파리의 경우 식초가 오히려 독침 세포를 자극하여 더 많은 독 성분을 방출하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해파리에 쏘였다면 가장 먼저 바닷물로 쏘인 부위를 충분히 씻어내야 한다. 만약 촉수가 피부에 남아 있다면 신용카드나 플라스틱 조각 같은 평평한 도구를 이용해 피부를 긁어내듯 조심스럽게 제거한다. 증상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부종이 심해진다면, 진통제나 항히스타민제 처치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이나 계곡을 찾을 때 뱀 물림 사고는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 영화에서처럼 물린 부위를 칼로 째거나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행위는 감염과 출혈의 위험을 높이고 독이 더 빠르게 퍼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뱀에 물렸을 경우 가장 중요한 응급처치는 환자를 안정시키고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고, 부목이나 천을 이용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한 후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팔이나 다리를 너무 꽉 묶어 혈류를 완전히 차단하면 조직 괴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를 두고 묶는 것이 중요하다.

 

넘어지거나 날카로운 것에 베여 피부가 찢어지는 열상은 휴가지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손가락, 발가락, 얼굴 부위는 혈관이 밀집되어 있어 작은 상처에도 출혈이 심할 수 있다. 이때 시중에서 판매하는 지혈제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상처 부위에 이물질을 바르는 것은 오히려 감염을 유발하고 상처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응급처치는 깨끗한 거즈나 천을 상처 부위에 대고 지속적으로 압박하여 지혈하는 것이다.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상처가 깊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뜨거운 햇볕 아래 야외 활동 중 의식이 흐려지고 피부가 뜨거워지며 땀이 나지 않는다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체온 조절 중추가 마비되어 체온이 40℃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위험한 응급질환이다. 심하면 장기 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열사병 환자를 발견했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해준다. 물수건이나 선풍기 등으로 체온을 적극적으로 낮춰주는 것이 중요하며,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에 대주면 효과적이다. 하지만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물이나 음료를 강제로 마시게 하면 기도 폐쇄의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여름철 캠핑이나 등산, 계곡 피서 중 벌에 쏘이는 사고 역시 흔하다. 대부분은 쏘인 부위의 국소적인 통증이나 부종으로 끝나지만, 벌독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로 이어질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성분에 대한 전신 알레르기 반응으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호흡곤란, 의식 저하까지 유발하는 심각한 응급질환이다. 벌에 쏘인 후 갑자기 입술, 얼굴, 목이 부어오르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하고 망설임 없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과거에 벌에 쏘여 심한 두드러기나 호흡곤란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안정을 취하며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아나필락시스 병력이 있는 사람은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EpiPen)를 미리 준비하여 휴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유진 교수는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행지에서도 항상 경각심을 갖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즐거운 휴가가 한순간의 사고로 얼룩지지 않도록, 떠나기 전 기본적인 응급처치 요령을 숙지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전한 휴가야말로 진정한 힐링의 시작임을 잊지 말자.

 

'바다+숲+맨발' 울진, 한국 최고의 어싱 명소로 급부상 중

벽, 울창한 해송 숲, 탁 트인 모래 해변을 모두 갖추어 ‘맨발걷기’에 최적화된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울진군은 맨발로 자연과 하나 되는 체험을 통해 관광과 건강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명품 코스로 이 지역을 키우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울진군에 따르면, 해안선이 길고 다양한 만큼 모래의 질감도 장소마다 차이가 크다. 어떤 곳은 바닥이 까슬거리고, 또 다른 곳은 폭신폭신한 느낌을 준다. 같은 바다라도 파도에 따라 발에 닿는 감촉이 다르게 느껴져 맨발걷기의 매력을 더한다. 이런 섬세한 자연의 변화는 걷는 이들의 감각을 자극하며, 몸과 마음의 힐링을 돕는다.특히 울진의 대표적인 맨발걷기 코스로 꼽히는 곳은 관동팔경 중 하나인 ‘월송정’ 일원이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이곳은 천연 흙길로 조성되어 ‘명품 맨발걷기’ 체험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울진군은 세족장, 휴게 공간, 운동기구, 야간 조명, CCTV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낮과 밤 모두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마련했다. 바다 너머 붉게 물드는 노을과 소나무 숲 사이를 걷는 이 길은 감성적인 힐링과 함께 신체 건강도 챙길 수 있어 ‘걷기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울진군은 맨발걷기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관광’과 ‘건강’을 아우르는 융복합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인근의 울진해양치유센터, 구산해수욕장 오토캠핑장, 평해사구습지 등과 연계하여 울진을 대표하는 건강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또한, 울진군은 후포해수욕장과 후포 4~6리를 잇는 맨발걷기 코스를 중심으로 걷기 문화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 구간은 신발장과 세족장, 종합안내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코스 길이는 짧지만 구성은 치밀해 체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해가 질 무렵에 걷기 좋은 왕복 1.2km의 후포해변과 1.4km의 마을 연결 구간은 풍경과 함께 걷기의 즐거움을 극대화한다.맨발걷기뿐 아니라 울진군은 해변 노르딕워킹을 비롯한 다양한 걷기 문화를 조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노르딕워킹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발전한 운동으로, 양손에 스틱을 들고 네 발로 걷는 듯 자연스러운 동작을 반복하며 전신 운동 효과를 높인다. 이처럼 울진은 자연과 건강을 접목한 다채로운 걷기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손병복 울진군수는 “대한민국의 숨은 보석 같은 울진에서 맨발로 바다를 밟고, 숲을 스치며 바람과 해를 맞으면 몸보다 먼저 마음이 가벼워질 것”이라며 “걷는 이의 발걸음을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울진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자연의 다양한 감각을 느끼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울진군의 맨발걷기 명소는 이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웰빙과 힐링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청정 자연 속에서 발끝부터 온몸을 깨우는 울진만의 특별한 걷기 체험은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과 방문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