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사회

가로사회

'흑백요리사' 안성재, 42만원 오마카세로 돌아오다

 "올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냉철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안성재 셰프. 그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모수 서울'이 긴 휴식을 끝내고 다시 미식가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초, '모수 서울'은 돌연 영업 중단을 선언했다. 2023년 미쉐린 가이드 3스타를 획득하며 정점에 오른 순간이었기에 그 배경에 많은 이들의 궁금증이 쏠렸다. CJ제일제당과의 파트너십 종료, 그리고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다"는 짧은 설명만이 남았다.

 

그리고 1년여 만에, 안성재 셰프는 온라인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을 통해 '모수 서울'의 귀환을 알렸다. 4일 현재, 예약은 비활성화 상태지만 22일부터 예약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가격이다. '모수 서울'은 점심 영업 없이 저녁 단일 코스(Dinner Tasting Course) 오마카세만을 제공하며, 가격은 1인 42만원으로 책정됐다. 테이블당 20만원의 주류 반입비(콜키지)가 별도로 부과되며, 와인은 최대 1병까지만 허용된다.

 

안성재 셰프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채용 공고를 올리며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저희와 함께할 모든 포지션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재오픈을 넘어,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철학으로 '모수 서울'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의 새로운 도전은 유튜브 채널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채널을 통해 '모수 서울'의 공사 현장을 공개하며 "조용하고 외진 곳을 좋아해서 사람들이 많이 안 걸어 다니는 곳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유능한 건축사무소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할 새로운 '모수 서울'의 모습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올해 2년 만에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밍글스'와 비교하면, '모수 서울'의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밍글스'의 점심 코스는 28만원, 저녁 코스는 35만원이다. 하지만 '모수 서울'은 작년까지 2년 연속 3스타를 유지했던 저력과 안성재 셰프의 새로운 비전을 고려할 때,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다. (올해는 운영 중단으로 평가 대상에서 제외)

 

미슐랭 가이드에서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하여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창의성과 예술성이 결합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파인다이닝은 높은 유지비로 인해 요식업계에서는 '적자 사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고급 레스토랑 방문 경험과 '미식'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식사를 통해 자신을 존중하고, 음식 취향을 드러내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최고급 호텔에서 컵라면 먹기?…'가성비 럭셔리' 즐기는 당신, 이미 2026년 여행 중

.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3년간의 거시 환경과 빅데이터, 전문가 심층 인터뷰 등을 종합 분석하여 2026년 국내 관광 트렌드로 '듀얼리즘(D.U.A.L.I.S.M.)'을 제시했다. 이는 기술과 감성, 위기와 적응, 럭셔리와 실속처럼 상반된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융합하며 완전히 새로운 여행 경험을 만들어내는 '이원적 관광'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을 의미한다. 여행의 모든 영역에서 양립 불가능해 보였던 가치들이 공존하며, 여행자 개인의 기준에 따라 재조합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것이다.새로운 여행 시대의 선봉에는 기술의 발전과 인간적 가치의 융합이 자리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단순한 정보 검색이나 예약 대행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여행자의 취향과 감성을 읽어내는 '감성 트립 버틀러'로 진화한다(Digital Humanity). 번거롭고 기계적인 과정은 AI에게 맡기고, 여행자는 그렇게 절약한 시간과 에너지를 오롯이 현지에서의 감성적인 경험과 인간적인 교류에 집중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여행의 목적 자체도 변화한다. 기후 위기와 지역 소멸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여행자가 주체적으로 환경을 보존하고 지역 상생에 기여하는 '재생형 관광'이 주목받는다(Adaptive Resilience). 단순히 즐기고 떠나는 소비적 관광을 넘어, 내가 방문한 곳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떠난다는 윤리적 가치 소비가 새로운 만족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여행의 무대 역시 기존의 유명 관광지 중심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일상과 공간으로 확장된다. K-콘텐츠의 인기는 이제 드라마 촬영지나 공연장을 방문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인의 실제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체험하는 'K-라이프 관광'으로 심화된다(Unity of Culture). 외국인 관광객들은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닌, 한국인처럼 먹고, 입고, 즐기는 평범한 일상을 경험하며 '진짜 한국'을 발견하고자 할 것이다. 또한 지역의 오래된 가게나 음식, 고유한 생활문화 등 익숙하고 평범했던 요소들이 독창적인 관광 자원으로 재해석되며, 로컬 고유의 감성을 발견하는 여행 문화가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다(Local Re-creation).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결국 '나' 자신의 가치와 취향을 최우선으로 두는 소비 패턴의 분화가 있다. 과거의 소비 양극화를 넘어, 개인의 가치 기준에 따라 럭셔리와 실속을 넘나드는 'N극화 소비'가 여행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된다(Individual Value Spectrum).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주는 경험에는 과감히 투자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철저히 비용을 절약하는 식이다. 같은 '웰니스' 여행이라도 2030세대에게는 감정 치유와 나를 위한 보상으로, 40대 이상에게는 자기 돌봄과 감정 관리의 수단으로 다르게 해석되는 것처럼, 세대별 가치관에 따른 여행의 의미와 방식은 더욱 세분화될 것이다(Multi-Generation Flow). 결국 2026년의 여행은 정해진 공식을 따르는 것이 아닌, 상반된 가치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조합하고 재창조하며 스스로의 만족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