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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승계 불가능하면 회사 접는다'... 중소기업 사장들의 절박한 외침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자녀에게 사업을 물려주지 못할 경우 폐업이나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내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일자리 유지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6일 여의도 회관에서 개최한 '백년기업을 위한 과제, 가업을 넘어 기업승계로 정책전환' 토론회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경력 10년 이상 중소기업 대표와 임원 및 가업승계 후계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27.5%가 '자녀에게 사업을 승계할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자녀에게 사업을 물려주지 않을 경우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30.2%가 '매각 또는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점이다. 이 중 매각이 21.1%, 폐업이 9.1%를 차지했다.

 

그 외에도 '전문경영인 영입'(25.3%), '임직원 승계'(16.6%), '친인척 승계'(15.1%) 등의 대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승계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상당수 기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중소기업 경영자 10명 중 9명(87.7%)이 정부가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별도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원책으로는 '세금 부담 완화'(70.8%)가 가장 많이 지목됐으며, '제3자 승계와 인수합병(M&A) 지원 제도 도입'(64.5%)이 그 뒤를 이었다.

 

토론회에서 '기업승계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입법 방향' 주제 발표를 맡은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중소기업의 심각한 고령화 현상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중소제조업의 60세 이상 대표자 비율이 2013년 15.9%에서 2023년 36.8%로 급증하며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상속·증여 중심의 가족 내 승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다양한 승계 방식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영승계원활화법'을 모범 사례로 제시하며, 가업승계 지원 대상을 종업원이나 M&A 승계로 확대하고 금융과 M&A 지원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지원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가족 내 승계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기업승계를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날 중기중앙회는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의 현장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는 1·2세대 중소기업 경영자와 학계, 연구계, 법률·세무 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됐으며, 김동우 한국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과 정재연 강원대 총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승계 문제가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일자리 유지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국내 고용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원활한 기업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일자리 손실과 산업 기술 단절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세제 혜택 확대, 승계 컨설팅 지원, 다양한 형태의 승계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등 종합적인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부보다 삶을' 아이와 함께 제주로!

점차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펙보다 인성, 실력보다 균형 잡힌 세계관을 갖춘 인재를 원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된 사람’, ‘든 사람’을 키우는 대안적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주시가 주목할 만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마을에 조성된 ‘저지리미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이곳은 농촌 유학의 거점 아카데미이자 체류형 공간으로 새롭게 리뉴얼되어 7월 15일 공식 오픈했다. ‘카름스테이 서카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시설은 단순한 숙소가 아닌, 교육과 체험, 지역 공동체와의 상생을 목표로 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기존에는 예술촌의 일환으로 기능하던 저지리미센터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책밭’을 중심 콘셉트로 삼아 아이들이 책과 놀이, 자연 속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1층은 다양한 도서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으며, 2층은 장기간 체류가 가능한 가족형 숙소로 리모델링되었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생활하며 교육과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센터 운영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공동체 조직 ‘덤부리협동조합’이 맡는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출범한 이 조합은 향후 농촌 유학 프로그램 운영뿐 아니라 숙박, 체험, 지역 연계 콘텐츠 개발까지 담당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이번 조성은 단순한 공간 마련을 넘어, 제주 농어촌의 체류형 관광 모델을 현실화하는 구체적 시도로 평가된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저지리미센터 개소를 통해 제주 농촌 지역에 머물며 배움과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도민들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농촌 유학 프로그램을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실제로 제주도와 관광공사는 지난해부터 저지리 마을을 중심으로 ‘아꼬아탐험단’이라는 명칭의 농촌 유학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이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생활하고, 지역 공동체와의 교감을 통해 인성과 자율성을 키우는 새로운 교육 실험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참가자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더욱 확장된 형태로 ‘저지리미센터’를 거점으로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주변 자연 환경도 저지리미센터의 장점 중 하나다. 인근 금악리에는 해바라기 꽃밭이 펼쳐져 있어, 도시 아이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자연 속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은 단순한 교육적 공간을 넘어 정서적 안정과 창의성 발달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기존의 ‘로컬→도시’ 유학 개념이 ‘도시→로컬’로 확장되고 있는 시대, 저지리미센터는 그 전환의 중심에 서 있다. 단기 체류에서 끝나는 관광이 아니라, 머무르며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유학의 형태. 제주의 자연과 지역 주민, 도시의 가족들이 함께 엮어내는 이 실험적 공간이야말로 교육과 지역 경제의 선순환 모델이 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